수술 후기 살아가기

수술 당일.

아침 7시부터 주사 꽂고 준비 들어간다길래 새벽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머리 감고 혈전 예방용 스타킹 신고 기다렸다.
수술 전 환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검사가 두 가지 있는데, 유륜 주사와 철심 박기ㄷㄷ

유륜 주사는 감시 림프절 절제술을 위한 전 단계로, 감시림프절 확인을 위해 맞는 주사인데 진짜 아팠다ㅠㅠㅠㅠ
안 아프다는 사람들은 정말 복 받은 듯

철심 박는 건 종양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서.
전절제인 경우 할 필요 없지만 나는 반대쪽의 양성 종양도 제거하기로 했기 때문에...결국 전절제 하면서도 공포의 검사를 다 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참을만 했음.

수술은 정말 늦어졌다.
내가 마지막 순서가 맞는 듯
교수님 코빼기도 못 보고 수술 들어감

수술 후 통증과 구토감에 마취를 깨고 첫 마디는
"토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수술 부위가 너무 아파서..토하면 진짜 아플것 같아서 참았다.

뭐..생 살을 째고 안의 조직을 다 들어냈으니 아픈 건 당연하지만 너무 아팠어ㅠㅠㅠㅠㅠ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다들 안아팠으면 좋겠네요.

통증 다음으로 힘든 건 씻지 못하는 것.
병원 내 매점에서 드라이 샴푸 사왔는데 돈만 버림.
9일 입원해 있었고, 병원 내 미용실에서 샴푸만 두 번 했다.(1만5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입원해서는 신나게 빨대며 물티슈며 써버렸다.

혼자 눕고 일어나기가 안돼서..집에 모션베드가 없으므로 퇴원 전 자동 리클라이너를 주문했는데 이건 정말 잘 한 일.
집에 간 첫 날 기쁜 나머지 침대에 누워서 잤다가 아침에 울면서 일어났다ㅠㅠㅠㅠㅠㅠㅠ
그냥 종양 절제술로 끝난 분들은 괜찮지만, 가슴 복원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모션베드나 리클라이너 추천해요.
환자용 침대 렌탈도 있긴 하던데, 설치비+배송비가 비싸서 장기 요양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필요가 없을것 같음.

절개선은 유방 아래로, 정면에서 보거나 내가 내려다 보면 보이지 않음.
생각보다 엄청 길게 나긴 했지만.....

배액관 달고 있을땐 불편하기도하고, 아프고, 몸에 그런걸 달고 여기저기 상처가 나 있는 내 모습이 너무 기괴해보였는데
배액관을 뺀 후 훨씬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다.

난 다행히 수술 후 결과도 좋았고, 경과도 좋은 편이라고 한다.
간혹 조직을 너무 많이 잘라내면 남은 유두나 피부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피부 괴사가 일어나기도 한다는데 난 괜찮았음.

수술 전 몰랐던 걸로는..수술 후 감각이 사라졌다.
1년은 있어야 돌아온다는 사람도 있지만..신경까지 다 싹 날려버렸으니 돌아오지 않기도 한다고 한다.
...난 이거 알았으면 부분절제 한다고 했을텐데. 
감각이 없는 살덩이를 달고 있는 기분이 참 묘하다.

수술 전 날!!!!! 살아가기

후루룩 건너 뛰어 수술 전 날이 됐다!!
그동안 인도네시아로 여행도 다녀오고
여기저기 의심가는 부분 조직검사도 완료
다행히 모두 결과가 좋았음ㅎㅎㅎ

세브란스 2인실은 조용하고 좋은데..(tv없다!!!ㅎㅎㅎ)
창가 자리였으면 하는 마음이...벽만 보고 있으니 좀 답답하다.

옆자리 분이 빨리 퇴원하시고 창가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하루 전 날이 되니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온다
사실 좀 귀찮고..어떻게 답장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고마워?!?!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답장하는게 정답인가...?!
친한 친구한텐 절로 그런 말이 나오는데...애매~한 사람한텐 영..애매하넼ㅋㅋㅋㅋㅋ

수술하면 아프겠지..아...하기 싫어...
나 지금(은) 괜찮은데.......도망가고 싶다ㅠㅠㅠ
보형물 넣을 서 있도록 조직확장 후 재건할 때 까진 3개월이라는데
그동안, 이 한여름에 얼마나 괴로울거야..
그리고 쓸데없이 여린 피부는 접착제나 테이프 가장자리로 물집이 잡힌다..이게 가장 큰 두려움

7시부터 준비를 한다니 6시에 일어나서 머리 감아야지!!!

아 빨리 다 끝났으면 좋겠다ㅠㅠㅠㅠㅠㅠ

여행기나 쓰면 얼마나 좋아~

산부인과 협진 - 초음파, 자궁내막 조직검사 살아가기

이건 내가 우겼다.

카페에 보니 유방암 수술하면서 난소 물혹 제거를 같이 했다는 사람이 있길래
1월에 질 초음파에서 난소에 물혹이 있다고 했던게 생각났고,
나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싶어서 요청함.

교수님은 복부CT에선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하면서 협진 넣어주셨고

사실 난소의 물혹은 생리 끝나면 없어지기도 하고..한다길래
없어진건가? 싶었지만
그래도 확실한게 좋지!싶어서 산부인과 진료도 받음.

예진하는 의사가 "유방암 수술은 왜 받냐?"고 해서 어이 털렸지만..
어이 의사 양반. 유방암에 걸렸으니 유방암 수술을 받지 왜 받겠냐???

"네????????"했더니 황급하게 말 돌리는 자네...말이야....

바빠서 내 자료를 보면서 다 질문형으로 말하다가 그딴 질문을 하게 된 건 알겠는데....


초음파에선 정작 걱정했던 난소의 물혹은 너무 작아서
수술할 수 없는 크기라고 하셨다.
그런데 걱정은 1도 안 했던 내막에서 뭔가가 보인다며 조직검사를 하자고....
그것도 롸잇나우.
추진력 ㄷㄷㄷ

난 자궁 경부암 조직검사 같은 건 줄 알았지^^^^^
네이버 검색해보니까 다들 수면 마취 한다던데^^^^^
나는 진통제도 안 맞고(간호사 샘이 오래 걸린다고!! 하지 말라는 식으로 유도함ㅋㅋ)
고작 리도카인만 맞고...했어...
사실 참는거 잘 할 자신이 있어서 나도 진통제 필요 없다고 말하긴했다.


간호사샘이 엄~~청 아플거라고...
"얼마나 아픈데요?"했더니
"무지무지 심한 생리통만큼 아파요.."라길래
제발 소리만 지르지 말자ㅠㅠ 하면서 들어갔는데

정말 딱 생리통 느낌이긴한데..그만큼은 안 아프던데
1n년간 생리통으로 단련된 나라 그런가^^
고~오맙다 아주!^^^

아니 물론 아프긴 아팠다.
근데 그보다 그 느낌이...통증이..매우 불쾌했음
잔뜩 찡그리고 있는데 자꾸 괜찮냐고 물어보셔서
"아니요..."라고 했더니
약간 터지심
"그쵸~ 안 괜찮으시죠~"ㅋㅋㅋㅋㅋ

복도에서 만났는데 또 괜찮으시냐고 물어봐주셨음ㅋㅋㅋㅋㅋ

사실 조직검사 전에 너무 겁을 주셔서
여행을 취소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걱정 많이 했는데
1도 안 아파서..그냥 여행 가도 되겠다 싶다

아 근데 화산 트레킹은 못 할 수도 있겠고.....
ㅠㅠㅠㅠ

유방암 확진때보다 더 신경쓰인다.

아니 유방암 하나 걸리면 그거 치료하면 되는데
자궁에도 뭐 있으면 너무...우울하잖아ㅠㅠㅠㅠㅠㅠ

자궁 내막은 전에 초음파에서 건!강!하다고!!
두께도 양!호!하다고!!했는데
3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거니 내 자궁아?ㅠㅠㅠㅠㅠ

애를 안 낳을거면 한 서른 쯤 강아지처럼 중성화 해야 하나봐.....

성형외과 협진 살아가기

성형외과 협진은 진짜 별 거 없었다.

난 전절제 예정이고, 큰 수술은 부담스러워 복부나 등이 아닌 보형물 수술을 원한다고 했더니

유방암 수술 날 외과에서 유방 종양 제거 수술 후 성형외과에선 확장기를 넣고,
그 후로 며칠마다 병원에 가서 식염수를 주입해서 피부를 늘린 후
3개월~2년 뒤 확장기를 제거하고 보형물을 넣는다...는 안내를 받았고,

반대쪽 유방은 아직 확진이 아닌지라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왼쪽에 맞추는 수술은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혹시 반대쪽도 암이거나, 브라카 변이가 발견되면 양쪽 모두 전절제가 들어갈거고,
그럼 둘 다 같이 확장기>보형물 수술을 진행하면 되는거고,

반대쪽이 암이 아니면 확장기는 수술한 쪽만 넣고,
확장기 빼는 날 반대쪽 보형물 넣는 수술을 함께 진행한다고 한다.

보형물의 종류 등은 그 때 가서 다시 상담하기로.

유방암 수술 후 재건 수술이 얼마전부터는 50%가 지원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큰 금액은 맞다.
(확장기 넣을때 3~400..보형물 넣을때 또 그만큼.
반대쪽은 보험이 안되면(암이 아니면) 위 금액*2..이니....)

그러니 젊은 나이에도 복원을 안 하거나 못 하고 지내는 분들도 많고..
물론 예전에 비하면 반으로 줄어든 금액이지만 말이다.

유방암에 걸리고 나니 또 하나의 문제는 난자 냉동이다.

나는 계획이 없긴 한데,
미혼인 경우 호르몬 치료가 필수인 환자들이더라도 자부담 100%...
암 치료비는 이제는 국가에서 많이 지원해주지만, 아무래도 일과 병행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경제활동을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물론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들도 요즘은 많다)
수백만원이 드는 난자 냉동을 비용 때문에 포기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시아 국가들은 치밀유방 때문인지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던데
저출산 걱정 할거면 출산 의지가 있는 가임기 유방암 여성 환자들의 난자나 배아 냉동도 지원을 좀 해주면 좋겠다.

수술 전 검사 - 맘모톰 상담, 협진 일정 정하기 살아가기

영상의학과 의사에게 맘모톰 상담을 받아야했다.

문제는 암 환자는 관련 치료는 5%의 비용밖에 내지 않는데,
유방암 걸린 쪽이 아닌 반대쪽이라 원무과 직원이 적용이 되는지 아닌지 모르겠다며
선생님 상담 후 결제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결제 없이 영상의학과 접수처로 갔더니
접수처 간호사는 결제가 안되면 접수가 안되니 결제를 하고 오란다.

원무과 직원이 진료 받고 오라고 했다니 안된다고! 그럼 키오스크같은 기계에서 결제를 하고 오라고!
아니 기계로 처음 시도했는데(직원 접수는 항상 대기가 있고, 대면보다는 비대면으로 일처리하는게 익숙한 요즘사람이라..기계 좋음)
초진이라 기계에서 안되니 창구에서 하라고 했다! 그래서 창구 갔더니 창구 직원이 상담 먼저 하고 오란다!!!
그럴리가 없다!! 결제를 하고 와라!!!!

아니 ㅅㅂ...어쩌라고.....
간호사한테 "유방암 관련해선 산정특례 적용돼서 5%만 내잖아요~ 근데 이건 반대쪽이라~"
그랬더니 자긴 돈 관련해선 모른대
아니 야!! 모르면서 왜 이러는데 대체?! 원무과 직원이 돈을 지금 못 받겠는데 어따 내라고?!

...하...
결국 그 간호사가 한 직원한테 전화해서 돈 냈고
5%만 결제함.

난 예약시간보다 일찍 갔는데
예약시간이 30분이나 지나도 날 안 부르는거야....

남자친구가 물어보러갔더니
"리스트엔 잘 올라가있다."고 하더니
3분도 안 돼서 내 이름 부름^^

영상의학과이다보니 다들 초음파 보는 사람들이고
난 의사 면담만 하는거라서
다른 리스트에 올라있었는데
그 리스트를 아예 안 본 거였고요!!!!

여차저차 엄청 기다린 뒤 새파랗게 어린 의사와 면담을 할 수 있었고,
난 짜증을 모아서 공격적으로 질문할 수 있었다.

왜 암 수술과 동시에 제거가 안되고
꼭 수술 전 맘모톰을 받아야 하는거냐?!
맘모톰 아프고 압박 붕대 싫어한다!!!
징징거렸더니

암일 경우는 병변 부위보다 아주 넓~게 조직을 제거하는데
암인지 아닌지 모르는 경우엔 그렇게 제거하기가 어렵다.
암 수술과 함께 "양성"종양 제거는 어렵지 않지만
모양이 불분명해서 만의 하나...의 가능성이 있어보이기에
맘모톰이 선행되어야 한다.

맘모톰 없이 제거 수술 했다가 악성으로 나올 경우
재수술을 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맘모톰을 하기로 결정.

다만 난 발리에 가야하니 가급적 날짜를 뒤로 미뤄달라고했고ㅋㅋㅋㅋ
코디샘한테 혼남.

남들은 빨리 못해서 안달인데~
내가 빨리 잡아달라고 했는데~ 왜 미뤘어요!!!

저...수술 전 놀러갔다 오려고요.............
맘모톰 하면 온천이랑 물놀이 못하잖아요...

조금 혼나고 성형외과랑 산부인과 일정을 잡음.
성형외과 산부인과 예약은 일주일 안에 다 잡히더라.

성형외과는 교수 선택을 할 수 있다며 두 분 이름을 불러줬는데
한 분의 이름이 익숙해서(유방암 카페에서 많이 언급 된 교수님)
익숙한 이름을 선택했다.
역시 카페는 도움이 많이 됨.
물론 재발, 전이된 분들도 많아 오래 읽다보면 우울해질 수도 있으니 조심

그리고 난 10일간의 인도네시아 여행을 위해 비행기표를 발권!
맘모톰 하는 날 당일 아침에 한국에 도착하게 됐음

2시 예약인데 7시 도착이면 안전하겠지
늦어봤자 2시간이겠지..
물론 나도 12시간 지연도 겪어보긴 했는데...
뭐...괜찮겠지.....? 괜찮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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